"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원제:Who moved my cheese?)"(스펜서 존슨 저,이영진 역,진명출판사,7천원)라는 책이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넥타이부대뿐만 아니라 대학생 등 젊은층도 앞다퉈 구입하고 있다.

지난달말 출간된 이 책은 3주일만에 3만부 가까이 팔렸다.

최근에는 중견기업들이 사원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더욱 화제다.

제일제당 광양제철 BC카드 한신상호신용금고 한라양행 세우실업 서울신성ENG 한국영상사업단 등 18개 업체에서 단체로 구입했다.

해외에서도 시티뱅크 제너럴모터스 코닥 제록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교육용 매뉴얼로 채택했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비즈니스부문 장기 베스트셀러다.

내용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삶의 지혜를 쉽고 간단하게 녹여냈기 때문이다.

어느날 시카고의 한 레스토랑에서 고교 동창생 몇명이 둘러앉아 졸업후의 변화된 생활에 대해 담소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마이클은 자기 회사에 밀어닥친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예전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다 회사를 잃을 뻔한 경험과 그를 위험으로부터 구해준 짧은 우화 한토막을 들려준다.

우화 속의 교훈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다.

주인공은 생쥐 두마리와 꼬마 인간 햄 그리고 허.

이들은 어려운 미로 속에서 치즈를 찾는다.

어느날 치즈가 사라져버리자 생쥐들은 또다른 치즈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햄과 허는 불평만 해댄다.

그러다 허는 상황을 분석하고 미로속으로 들어간다.

이들의 치즈란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들을 상징한다.

미로는 직장이나 가정 등 생활공간.

예상치 못한 변화 앞에서 누구는 주저앉고 누구는 성공을 쟁취한다.

허는 변화를 겪으며 얻은 교훈을 미로의 벽에 적어놓는다.

그 메모를 통해 우리는 직장이나 인생에서 부딪히는 어려움들에 현명하게 대처할 지혜를 얻게 된다.

"변화를 예상하라.치즈냄새를 자주 맡아보면 치즈가 상해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새 치즈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치즈를 마음 속으로 그리면 더 가까워진다"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라.사라져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을 버릴수록 새 치즈를 빨리 찾을 수 있다"

"과거의 사고방식으로는 치즈가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

"빈 창고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미로 속에서 찾아다니는 것이 낫다"

"치즈를 따라 움직여라.그리고 맛있게 먹어라"

그날 저녁 동창생들은 호텔 라운지에 모여 미로 속에서 치즈를 찾아 헤매는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각자 현재의 상황과 대비시켜 토론을 벌인다.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 바로 우리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는 "영문판을 보고 크게 감명받았는데 국내에 번역돼 무척 반가웠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이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