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멋있었어요"

"성원이 너 시연회에 오면 어떻해,표사서 오라니까"

지난 16일 오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분장실.

극단 디오니소스의 창단공연 "몰리 스위니"의 시연회가 끝난직후 꽃을 든 학생들이 주연 여배우와 함께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배우는 그들의 스승인 김수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38,연기전공)다.

디오니소스는 고려대 영문학과 소속의 디오니소스 드라마 연구회(회장 송옥 고려대)가 창단한 공연단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교수뿐 아니라 연출이나 단원 전부가 대학에서 드라마와 연극을 강의하는 교수들이다.

"드라마는 무대화를 전제로 쓰여진 만큼 텍스트 연구만으로는 항상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작품을 연구하고 실제 공연을 통해 이론을 검증하면서 상승효과를 거두어보고자 합니다"

"학자"들이 연기한다고 아마추어 연극 동아리 수준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무대에 서는 교수들은 모두 실제 연극경력을 갖춘 프로들이다.

김교수만 해도 "마요네즈"(1998)등 수십편의 무대에 섰다.

"그래도 부담스럽지요.

평소 수업시간에 구박만 받던 학생들이 꼬투리를 잡아내겠다고 벼르고 있거든요.

그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첫 작품인 "몰리 스위니"는 국내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고의 현대 극작가로 평가받는 아일랜드 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의 1994년 작품이다.

시각 장애인이지만 자신만의 세계에서 평화를 누리던 몰리가 남편의 강요로 개안수술을 받은후 정신적 황폐에 빠진다는 줄거리.

김교수가 직접 번역했다.

"외국 화제작이나 창작극을 중심으로 1년에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입니다.

우수한 연극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연극계의 산학협동을 이뤄가려 합니다"

오는 26일까지.

(02)3491-6298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