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대화편"에서 아틀란티스를 언급한 이래 그 실체는
수천년간 논란의 대상이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수수께끼를 놓고 "전설"과 "진실"로 나뉜 진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오만한 문명에 대한 경고"(오카다 히데오 저, 김도희 역, 나무생각, 8천원)
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아틀란티스=남극"이라는 가설을 기초로 아틀란티스
의 실체에 접근한다.

철학, 역사학, 지질학, 인류학에서 찾아낸 다양한 조각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책은 16세기 터키의 해군제독인 피리 레이스가 그린 고지도 한장으로부터
아틀란티스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피리 레이스 지도"에는 당시 측정이 불가능했던 남극대륙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지도에는 이전의 고지도를 토대로 했다는 설명이 달려있다.

고대인들이 남극 대륙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학자들은 여기서 아틀란티스가 남극대륙의 일부였을 가능성을 타진한다.

풍요를 누리던 아틀란티스에 부패가 만연하고 신의 노여움을 사 결국 하루낮
하루밤만에 사라지는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한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와
"크리아티스"에서도 주장의 근거를 찾아본다.

미국의 찰스 햅굿 교수의 지각이동설,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유럽 뱀장어의
이동경로를 통해 아틀란티스의 위치도 가늠해본다.

책의 궁극적인 주제는 그러나 아틀란티스의 남극대륙설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 말미에 행성충돌설, 우주문명 전래설, 마야력이 예고하는 "공포의
날"을 소개하면서 극으로 치닫는 현대 인류문명을 되돌아 보자고 말한다.

아틀란티스의 실재논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 멸망이 남긴 역사적
교훈과 의미를 되새기자는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