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15일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서부전선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김정일조차 모르는 북한 게릴라의 침투.

국지전이지만 양측 수뇌부는 몹시 당황한다.

사건의 배후는 누구인가.

남북통일을 방해하는 열강의 음모를 그린 백기문(39)씨의 장편소설
"디스켓"(전3권, 좋은날)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소설은 하루 1천~2천부씩 팔리며 일주일만에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
섰다.

소설이 안 나간다고 푸념하던 서점들마다 앞다퉈 추가주문을 내고 있다.

판타지.추리기법의 재미에 21세기 한국의 자주성을 강조한 내용이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자 일본과 미국 러시아의 움직임
이 바빠진다.

이들은 핵회로도가 들어있는 디스켓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숨막히는 첩보전
을 벌인다.

요기에 프랑스까지 얽혀든다.

9장의 디스켓을 손에 넣는 나라가 아시아의 패권을 쥐는 것이다.

시인이자 연극연출가인 이윤택씨는 "마치 영화 쉬리를 보는 것 같다"고
독후감을 전했다.

작가는 1년동안 일본 러시아 미국을 오가며 현장 분위기를 살리려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도시의 기인"
"위험한 질주" "나만의 너" "아!대한민국"등을 펴냈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