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탁아소에 너를 만나러 갈 때면
일과에 지친 발걸음 절로 힘이 솟아나고
나도 모르게 닫힌
마음의 문 빗장 열려
어느새 나를 보며 달려오는 너를
온 가슴으로 안게 된다
한 아름의
우주를

차정미(1957~) 시집 "딸에게 주는 사랑 노래" 에서

-----------------------------------------------------------------------

딸에 대한 젊은 어머니의 사랑이 그지없이 아름답다.

일과에 지친 발걸음이 탁아소에 맡긴 딸을 찾으러 갈 때 절로 힘이 솟는다는
표현도 실감난다.

역시 이 시의 절창은 딸을 안으면서 "한 아름의 우주를" 안는다고 느끼는
대목.

한 사람이 우주만큼 크다는 일반적인 개념은 그리 드문 것이 아니었지만
딸을 우주로 비유한 예는 별로 본 것 같지 않다.

또 이 시에는 옛날과는 사뭇 다른 요즘 젊은 여성만이 갖는 정서가 있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