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킹즈" (Three Kings) 는 독특한 전쟁영화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공격으로 대표됐던 걸프전의 사막에서 전투 한번 없이
잡담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미군병사들의 개인시각으로 풀어낸 전쟁
야사다.

특무상사 아치(조지 클루니) 하사 트로이(마크 월버그) 중사 칩(아이스
큐브).

멀뚱히 하늘만 쳐다보며 시간을 때우던 이들은 이라크 포로의 항문에서
한장의 지도를 발견한다.

지도엔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 왕족에게서 탈취한 금궤를 숨겨논 벙커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딱히 할일이 없던 이들 셋은 병영을 이탈, 금궤를 찾아 나선다.

엄청난 양의 금궤를 발견한 이들은 금궤를 운반할 일에 막막해 한다.

뜻밖에 이라크 반군난민을 만난다.

후세인을 공격하면 지원하겠다던 미국이 정전협정후 등을 돌려 오갈데
없어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금궤운반을 도와주는 대신 이란으로 망명시켜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들의 망명을 도와 불법행위를 하느냐 아니면 금궤를 포기하느냐를 놓고
갈등하는 동안 후세인의 군인들이 들이닥친다.

영화는 선정적인 언론보도에 묻혀버린 전쟁의 참혹상을 기발한 유머와
액션에 얹어 무겁지 않게 전한다.

배우들의 내면연기보다 그들이 놓여진 상황을 통해 전쟁의 공포를 형상화
한다.

총알이 몸을 관통할 때 내장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 등
극사실주의적인 영상이 소름끼치도록 생생하다.

데뷔작 "스파킹 더 몽키"로 1994년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신인
데이비드 러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