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삶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군요"

예순 한해를 살아온 61명의 인생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인생의 제2막은 교향악의 감동적인 코다처럼"(김재곤 외저, 울림사,
1만3천원).

이 책은 올해 회갑을 맞은 학교 동창 61명이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다음
세기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엮은 자전적 에세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메시지는 "60고개를
넘으니 비로소 인생이 보인다"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평범한 진리를 터득하기 위해 그들이 걸어온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좌절을 딛고 일어선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일깨워주는 교훈은 결코 절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남훈 한성에코넷 회장은 "열일곱번의 실패도 두렵지 않았다"며 "이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난관을 헤쳐갈 자신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김창의 원광대 교수는 나이 마흔을 넘어 석사학위를 마치고 50에 박사학위를
받은 일을 들려주며 "제3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재근 화인부품상사 대표는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을 빌려 "가족을
사랑하고 원대한 꿈을 잃지 말며 스스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이영일 국민회의 대변인은 교도소에 있다가 무죄석방된 뒤 4개월만에 결혼한
얘기를 들려주며 "부디 총각들이여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나면 거절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구혼하라"고 조언했다.

노성대 문화방송 사장은 80년의 비극과 예향으로서의 이미지를 함께 간직한
광주 사랑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의사인 김지수씨와 임춘빈씨는 "인술과 봉사활동에서 인생의 풍요로움이
싹튼다"고 일러준다.

33년간 출판 외길을 걸어온 이우석 울림사 대표는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
를 돌릴 수 없다"는 속담처럼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