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9일 국립극장 야외무대에서 공연되는 "세 개의 사랑이야기"는 고유의
마당극 양식에 시 음악 미술 무용 전통무예 등 다양한 예술장르가 결합된
총체 연희극이다.

산중무예 "두람"과 불을 토해내는 토화가 난무하고 바라춤 처용무
고성오광대 봉산탈춤 법고 정가 등 전통연희들이 격없이 무대를 드나든다.

생명사상을 주창해온 김지하와 연출가 임진택은 전통의 소재와 양식을
차용해 새로운 형태의 극을 선보인다.

김지하는 삼국유사에서 정제한 다섯개의 소재를 현대로 끌어와 지난 세기를
돌아본다.

임진택은 극단적 소외와 고립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진실한 사랑의 가치와
우주자연과 인간이 소통하는 모습을 무대위에 형상화한다.

첫째.셋째 마당은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종합연희의 성격이 짙다.

"교감"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첫째 마당은 고대 제천의식을 통해 인간생명
의 근원을 형상화한다.

또 삼국유사 설화중 "관기와 도성"의 이야기를 음악과 춤으로 풀어내
인간들 사이의 교감을 묘사한다.

셋째마당 "상생"은 환경파괴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돌아보고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접화군생의 경지를 구현한다.

가장 연극적 구조에 가까운 둘째마당에서는 고대와 현대의 보편적 정서인
"사랑"을 "헌화가" "지귀설화" "처용가" 등의 설화로 들려준다.

수로부인에게 꽃을 꺾어바친 노옹과 선덕여왕을 사모한 지귀의 심화, 아내
의 간통을 목격하고도 이를 용서한 처용의 이야기를 통해 열린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김지하와 임진택은 한마당에 불려 나온 고대와 현대의 충돌이 빚어내는
빛깔을 통해 새천년의 연희양식을 발견해 간다.

작곡가 이종구씨는 김지하의 시 8편에 곡을 붙였으며 임옥상과 이애경이
각각 무대미술과 안무를 맡았다.

문화관광부의 전통연희개발 선정작이다.

오후 7시30분.

(02)953-1931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