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에드워드 타일러의 "미개사회"에 관한 조사를 시작으로 인간과
문화의 과학으로서 등장한 문화인류학.

그동안 문화인류학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침략 정책에 이용되면서 반동적 부르주아
과학이란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학계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문화인류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화인류학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아야베 츠네오(쓰구바대) 명예교수는
"문화인류학의 명저 50"(김인호 역, 자작나무, 1만5천원)을 통해 문화인류학
역사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작들을 엄선, 깊이있게 정리했다.

"초창기 문화인류학의 고전" "근대 인류학의 계보" "계몽적 명저"
"구조주의.상징론.생태학적 사고" "현대의 시각"이란 5개의 제목으로
문화인류학 대가들의 명저를 총망라했다.

각 저작의 핵심적인 내용을 간추린 것은 물론 학문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알기쉽게 설명했다.

저작이 나오게 된 역사적 조건과 배경, 저자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다뤘다.

특히 여러 인문과학과의 접목을 통해 문화인류학이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난해한 대가들의 명저를
일반인도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정치사나 경제사 일변도 연구가 자칫 소홀히 하기 쉬운 민중들의 삶의 방식
을 독특한 틀로 해석하려 한 선각자들의 빛나는 재치와 창의력도 발견할 수
있다.

정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 역사학자 홉스봄의 "창조된
전통" 등 문화인류학에 큰 영향을 미친 비문화인류학자들의 저서도 포함시켜
이해의 폭을 넓혔다.

일반인들도 이 한권으로 1백30년 된 문화인류학의 역사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