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보애.

빼어난 미모로 60년대 영화계를 주름잡은 은막의 여왕.

영화배우 김진규의 아내로 김진아의 어머니로, 네번의 결혼과 네번의 이혼을
겪어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가 자전소설 "죽어도 못잊어"
(찬섬, 7천5백원)를 펴냈다.

김진규와의 결혼은 초기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

책에서 그는 남편의 여성편력과 폭력으로 눈물흘리던 날들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이혼후 만났던 인기 아나운서 임양근, 12년 연하의 엘리트 청년과의
사랑이야기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김씨는 70년대초 광화문에 세보라는 고급 한정식집을 운영하면서 영화배우가
아닌 또다른 인생의 전기를 맞게 된다.

당시 정일권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치인은 물론 재벌 문화계 인사 등 수많은
인물들이 세보를 드나들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단골손님중의 한사람이었다.

세보가 정치인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으면서 그는 정치가에 숱한 염문과
화제를 뿌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중앙정보부로부터 고통과 억압을 받기도 했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