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밭 메러 가는 길의 찔레꽃 희다.

오월 풀밭 저 여럿 바람의 꼬리를 밟아

장날 튀밥 터지듯 들켜버린다.

그 눈발 새삼 왁짜하다.

분하고 서러운,

그 배암의 소굴이었을 것이다.

그 언제 들어가 가시 두르고 살았는지

그러다가 무엇으로 마음 고쳐먹고 나갔는지

찔레덤불 속이 지금 활짝 열려 환하다.

시집 "홰치는 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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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45년 경북 성주 출생.
85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늪이 늪에 젖듯이"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 "뿔" 등.
(제14회 대구문학상 수상)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