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 두산씨그램 공장장 >

증류주중 가장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술인 리큐어(Liqueur)는 코디알
(Cordial) 또는 슈냅스(Schnapps)로 부르기도 한다.

리큐어의 기원은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약초의 껍질, 뿌리, 씨앗, 잎새
등의 엑기스를 추출한 뒤 이를 오래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발했다.

리큐어는 초기에 약으로 간주돼 주로 수도원에서 약용으로 만들어졌다.

리큐어를 약으로 복용하면 약효와 아울러 좋은 맛과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병이 나은 후에도 계속 마시게 된다.

우리나라의 "약주"라는 말과 탄생 배경이 비슷하다.

리큐어를 약으로 한잔씩 먹다 보니 맛이 좋아 장기 복용하는 술이 돼
버렸다.

리큐어는 향료 식물을 알코올에 침출시켜 증류하거나 향료를 물에 녹인
다음 알코올과 혼합해 제조한다.

리큐어가 진과 다른 점은 당분을 첨가하는 것이다.

고급 리큐어는 꿀을 첨가하고 중급 리큐어에는 설탕을 많이 쓴다.

각국에서는 주세법으로 리큐어에 포함되는 당 농도의 하한선을 규정하는데
미국에서는 2.5%, 우리나라에서는 2% 이상이다.

리큐어는 아몬드 박하 크림 등 가장 기본적이며 대표적인 향료의 이름을
따 분류한다.

그러나 베네딕틴 그랑마니에 등은 매우 역사가 깊고 독특한 레시피(recipe)
를 갖고 있어 예외적으로 원료에 따라 분류되지 않는 제품군이다.

대부분의 술이 맑고 투명한 데 비해 리큐어는 불투명한 제품도 많다.

크림이나 카카오 등의 리큐어는 현탁액이다.

크림 등의 유제품을 리큐어로 만들 경우 냉장을 하지 않아도 부패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리큐어의 또 다른 특색은 다양한 색깔인데 노란색 초록색 붉은색 흰색 등이
있다.

리큐어의 맛은 매우 달다.

향료나 첨가물에 따라 향과 맛이 크게 차이가 난다.

리큐어는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칵테일의 원료로 많이 사용된다.

지금까지 칵테일의 기본 원료인 여러 가지 증류주에 대해 알아 보았다.

여름 휴가를 맞아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갖는 이때 어찌 한잔의 칵테일이
없으랴.

다음 회부터는 칵테일에 얽힌 일화와 제조비법 등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