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내부에서 벌어지는 선상반란을 다룬 영화다.

국내에서 잠수함을 무대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다.

"크림슨 타이드"와 같이 함내 두 인물의 대립을 통해 핵의 보유와 사용,
그리고 민족자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잠수함 장보고함에 승선해 훈련중이던 장교 찬석(정우성)은 알 수 없는
불안에 떨며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함장을 살해, 총살형에 처해진다.

치료를 받고 살아난 그는 러시아에 제공한 차관 대신 받아들인 시에라급
핵잠수함 "유령"의 미사일 유닛 장교로 승선, 첫 작전에 나선다.

유령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핵잠수함 보유를 허용하지 않는 강대국의 압력에
밀려 공해상에서 자폭하기로 돼 있다.

이를 눈치챈 부함장(최민수)은 핵주권을 외치며 반란을 일으키고 일본의
핵잠수함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

영화는 "핵으로 무장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부함장과 "핵미사일을
쏴대도 세상을 바꿀수 없다"는 찬석의 대립으로 팽팽한 긴장의 끈을
이어간다.

누구 편인지의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다.

시각효과가 뛰어나다.

드라이 포 웨트(dry for wet)기법으로 촬영한 유령의 항해모습과 어뢰를
주고 받는 전투장면은 할리우드 영화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다.

잠수함 내부를 재현한 세트도 사실적이다.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음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뮤직비디오와 CF감독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민병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