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몬티" "브래스트 오프"등과 유사한 영국의 휴먼드라마.

실직이란 최악의 상황속에서 가족의 작은 행복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애틋한 마음을 담았다.

레이닝 스톤은 "하늘에서 돌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 같다"는 뜻.

영국 북부지방의 하층민들이 사는 게 힘들 때 곧잘 쓰는 속어다.

영국 맨체스터의 작은 마을.

경제난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어 대부분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하는
형편이다.

선술집 코미디언이었던 40줄의 봅도 마찬가지.

그에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두가지 시련이 닥친다.

유일한 재산이었던 트럭을 도둑맞고 일곱살배기 딸의 첫번째 성찬식은
코앞으로 다가온다.

천주교 전통상 첫번째 성찬식을 치르는 여자아이는 하얀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봅은 딸에게 근사한 새 드레스를 입히고 싶지만 가진 돈이 없다.

쥐꼬리만한 실업수당과 막일로 번 푼돈이 고작이다.

봅은 고리대금업자 탠시로부터 돈을 꿔 경마에 손을 대보지만 그것마저
날려버린다.

카메라는 황량하고 거친 현실을 과장없이 있는 그대로 비춘다.

그 속에 스치는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포착, 담담한 어조로 전한다.

실직가장들의 어깨에 드리운 절망의 그림자와 함께 그래도 놓아버릴 수
없는 희망의 끈들을 따뜻이 드러낸다.

봅 역의 브루스 존스, 봅의 친구인 토미 역의 리키 톰린스 등 실제 밑바닥
인생을 경험한 배우들의 연기가 사실적이다.

노동자와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영상에 담아왔던
켄 로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7일 개봉.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