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의 튜울립.

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의 제작현장에서 만난 김혜수(29)
의 이미지다.

반듯한 몸매선이 고왔고 눈망울은 청초했다.

그에게 흔히 부각되던 도발적인 섹시함이 무색할 정도다.

"우리가..."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심리학과 강사 김혜수(신형역)와 같은과
학생 배용준(재호역)의 아름답고 가슴아픈 사랑이 드라마 내용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감동적"이라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10%대에서 맴돈다.

같은 시간대 경쟁프로였던 "청춘의 덫"의 인기에 빛을 잃은 탓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다.

"객관적으로 충분히 찬사를 보낼만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저희 드라마를
비하하진 마세요.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깔끔한 영상과 음악, 감정의 미세한 떨림까지 담아내는 대사는 작품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PC통신이나 인터넷에서는 열성팬들이 동호회를 결성해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요즘 김혜수는 연기가 한결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박종PD는 "혜수는 프로"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똑같은 컷을 1백번을 찍어도 한치의 틀림이 없다는 귀띔이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의외로 탐탁찮다.

"아역으로 데뷔한지가 언제인데요. 이제서야 연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건 그동안 연기자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했다는 채찍으로 느껴집니다"

7월에 끝나는 이 드라마는 현수(윤손하분)가 재호를 가로채면서 새로운 국면
으로 접어든다.

"청춘의 덫"의 후속프로그램인 "토마토"와도 새롭게 맞선다.

"글쎄요. 저로서야 달라질 건 없어요. 늘 하던것처럼 진심으로 연기
할겁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