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KBS 슈퍼탤런트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탤런트
박선영(23).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SBS 새 일일드라마 "약속"(극본 허숙, 연출 이영희)
에서 여주인공 오민영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 MBC의 "내일을 향해 쏴라"이후 5개월 만이다.

KBS "하얀 민들레"와 "정 때문에"에 이어 "약속"은 그에게 세번째 일일
드라마다.

연기 경력 만3년을 이제 갓 넘긴 신인 배우에겐 흔치 않은 일이다.

일일극을 고리타분한 장르로 여기기 쉬운 요즘 젊은 배우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처음에는 얼떨결에 일일극을 하게 됐어요. 연기가 뭔지도 제대로 모를
때였죠. 하지만 횟수를 거듭하면서 분명한 확신을 갖고 출연을 결심했어요"

그가 말하는 확신이란 연기 공부를 뜻한다.

일일드라마 만큼 연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도 드물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수십년의 경험이 묻어나는 대선배들과 함께 공연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공부다.

"약속"은 이복 자매인 민영과 지영(정선경)이 운명과 싸우며 각각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는 내용의 여성 드라마.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던 어머니 세대와는 달리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적극적
으로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전운 나문희 김용건 김영란 정성모 임예진 정보석 등 탄탄한 배우들이
가세한다.

"민영은 지금까지 제가 주로 연기하던 착하고 유순한 아가씨와는 다른 성격
이예요. 당돌하고 이기적이죠.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
한없이 약한 여자예요. 아픔을 많이 겪은 탓이죠"

그는 지난 3년이 연기의 기초를 닦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이제부터는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본격적으로 펼쳐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그의 얼굴에 자신감이 넘친다.

"앞으로 3~4년은 가능하면 많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성격의 배역
이면 더욱 좋겠죠. 다른 생각은 잊어버리고 연기에만 몰두 할겁니다"

평생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그는 나문희씨를 특히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작품도 나문희씨가 나온다는 말을 듣는 순간 단번에 출연을 결심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