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한국인의 상술''
저자 : 김한오 정일컨설팅 대표
출판사 : 도서출판 두리
가격 : 9,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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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상인들이 장사를 잘하는 이유는 뭘까.

"한국인의 상술"(도서출판 두리, 9천원)을 펴낸 김한오 정일컨설팅 대표는
"만전불패"라는 말로 대답을 요약한다.

미리 철저하게 대비함으로써 실패를 줄인다는 뜻이다.

이는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제창한 경영사상의 핵심 용어다.

자력자업 정신은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저자는 개성상인들의 노하우를 6가지 요소로 나눠 설명한다.

첫째 됫글을 가지고 말글을 써먹는 재주가 비상하다.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이라는 얘기다.

둘째 업무표준화 능력이 뛰어나다.

논리적 사고로 원칙과 권한을 명확하게 설정한다.

셋째 속셈이 빠른 장사에 능하다.

정확한 판단력으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기 때문이다.

넷째 시장 기회발굴에 예민하다.

비즈니스 정보를 풍부하게 갖고 때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섯째 철저한 손익계산에 입각해 전략을 세운다.

투자와 예상수익률을 수치화하고 면밀히 분석하기 때문에 손해볼
일이 드물다는 말이다.

여섯째 상대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장사란 상통하는 것이므로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전략을 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자신의 요구사항이 왜 합리적이고 옳은가를 납득시킨뒤
거래를 명쾌하게 매듭짓는다.

이같은 장사법은 광복 이후 개성출신 기업인들의 성공사례에서도 곧바로
드러난다.

투기적이거나 타산이 맞지 않는 사업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고 지나치게
남의 돈을 끌어쓰지도 않는다.

자기자본과 신용을 토대로 손실을 제어할 수 있는 이윤에만 접근하는
것이다.

저자는 토정 이지함을 우리나라 경영컨설턴트의 원조로 꼽는다.

수많은 장사꾼의 상담역으로 적정한 이윤축적 방법을 가르쳐줬다는 것이다.

그는 또 떠돌이 약장사에게서 "사람이 모이는 곳에 고객이 있다"는
진리를 배우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성공한다"는 걸 일깨워준다.

억척어멈에게서는 "에누리나 덤은 두둑히, 물건만은 먹힐 만해야"라는
이치를 터득하라고 말한다.

이밖에 "씨앗을 구해야 삼동겨울에 굶지 않는다" "어찌 먹줄 한번 퉁기지
않고 큰 집을 지을까" "날씨를 바꿀 수는 없지만 예측하는 것은 장사꾼의
지혜다" 등 슬기로운 상술과 상리의 지름길을 귀띔해준다.

"먼저 난장을 트고 선수를 쳐라-장사에서 허욕은 패가의 지름길"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않는다-알기 전까지 시험하라"는 조언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 책은 개성상인들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의 기업윤리와
경쟁원리를 접목시킴으로써 읽는 이의 시야를 넓혀준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