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의 연기에 물이 올랐다.

그 무대는 스크린이다.

설날 개봉된 영화 "연풍연가"로 젊은 여성 관객들에게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심어줬던 그가 이번엔 액션 영화에 한창 빠져 있다.

6월말 개봉 예정인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것 없다"에서 김형사 역을
맡아 요즘 부산 인천 등 전국을 돌며 촬영에 여념이 없다.

"1년 정도 TV를 쉬는 동안 영화에 몰두 했어요. 순발력으로 순간적인 작업을
해나가는 TV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편이죠. 호흡이
길다고 할까요. 대신 배역의 일관된 감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체력도 상당히 필요하더군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그는 살인범으로 변신한 안성기와 동료형사인
우형사 역을 맡은 박중훈 등과 함께 연기한다.

선배들과의 공연이라 오히려 마음 편하게 일할수 있어서 좋다.

올해로 만 스물일곱이 된 그는 20대가 한해씩 멀어져 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어른들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서른살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나이입니다
서른이 되기 전에 20대 때에만 할 수 있는 작품을 꼭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요즘 그 작업을 해나가고 있어요"

그 작업이란 다름 아니라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영화로 옮기는 것이다.

특히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20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다.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인 20대는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영화의 좋은 소재이기도 하죠. 아직은 머리 속에서 밑그림만 그려놓은
상태지만 3년 안에 계획을 실현시키고 싶어요. 물론 주인공은 제가 맡을
겁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