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에서는 노랑딱새와 흰배멧새를 자주 볼 수 있다.

다음달 쯤이면 쇠검은머리쑥새가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고 한강에도 10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온다.

새박사 원병오 교수(경희대)의 "한 눈으로 보는 한국의 새"(다른세상)에는
우리나라 새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3백25종의 새를 총천연색 사진으로 정리한 생태환경 백과사전이다.

까막딱따구리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0종과 멸종위기에 있는 59종, 텃새,
나그네새 등 희귀한 새들의 생태가 실려 있다.

이 책을 보면 어떤 지역에 무슨 새가 서식하는지, 뭘 먹고 사는지, 겨울
철새는 어디서 날아오는지 등을 금세 알 수 있다.

텃새의 종류와 생김새, 지역별 분포, 월별 세시기 등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어 현장을 직접 관찰하는 것같은 효과를 준다.

가위로 잘라서 벽이나 책상에 붙여놓고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학습
부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원병오 교수는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음악적인 동물이 새"라며
"새의 생태를 제대로 알아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보호할 줄도 알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선친인 원홍구 박사와 함께 세계적인 조류학자로 꼽힌다.

2대에 걸친 생물학 연구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아버지 원홍구 박사는 일제시대부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새를 연구한
학자.

북한에서 김일성대학 생물학부 교수와 북한과학원 생물학연구소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을 지내고 70년 작고한 뒤 최고 영예인 "원사"칭호를
받았다.

북방쇠찌르레기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한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처음 밝히고
남한에서도 번식하는 것을 아들이 입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