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길진 < KDI국제대학원장 >


"청춘"이란 시를 알고 좋아하는 이들은 우리나라에 많다.

그러나 정작 그 시를 쓴 사무엘 울만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시를 썼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많지 않고 알고 싶어도 볼만한 책이 소개되어 있지 않다.

울만은 사업가이고 시민지도자이며 종교가이고 시인이었다.

이번에 한국은행의 윤덕순씨가 울만의 전기와 시를 모아 편역한 "사무엘
울만과 청춘-생애와 유산"(마가렛 E 암브레스터저, 삶과꿈)을 내놓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순을 넘긴 2차세계대전 진중의 맥아더장군은 멜번에 있든 마닐라에 있든
집무실의 벽에 "청춘"을 걸었는데 1945년 9월 도쿄에 와서도 이 시를 계속
벽에 걸었다고 한다.

장군이 애독하던 이 좌우명시에서 발분과 용기의 근원을 발견한 일본의
기업인과 지식인은 일어로 번역된 이 시를 친구와 동료에게 배포하여 깊은
감동을 나누었으며 부흥 발전의 원기로 삼았다.

이러한 사연이 있는 "청춘"과 함께 울만의 다른 시들을 광석이라고
한다면 그의 생애는 광맥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역사를 보면 선진국의 보편적인 질서는 일조일석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적어도 1세기에 걸쳐 일신된 국민 사상및 제도의 집합체가 형성돼 확립됐다.

울만의 전기는 그러한 집합체의 정착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진지한 인간의
생활과 행동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오늘 선진사회에 이르는 문턱에서
IMF관리체제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모범을 제시한다.

또한 그의 시들에는 신앙심과 사명감이 굳건한 자가 절대자, 이세상, 타계한
아내, 대자연 등을 대상으로 기울인 사색과 고민의 결정이 들어있다.

하나의 책으로서도 정성을 쏟은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역자 윤덕순씨는 번역에 엄격했으며 요소요소에 주석을 달아 관련사실을
간결하게 설명했다.

정확하고 분명한 번역문을 얻기 위해 한자를 쓴 것도 이 책의 특징중
하나다.

울만의 시 "청춘" 한 구절로 이 글을 맺고 싶다.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고 그것은 마음의 한 상태이다...아무도
연령의 수만으로 늙지 않는다...이상을 버림으로써 늙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