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기가 아닌 제 자신의 일인 것처럼 그려가겠습니다"

28일부터 시작되는 SBS 정치다큐드라마 "3김시대"에서 김대중 차기대통령
역할을 맡은 유인촌(47)씨.

연기경력 25년째의 베테랑이지만 그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생존인물, 그것도 차기대통령의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연기인생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배역을 맡은 것같습니다.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유씨는 DJ와 별로 닮지 않았지만 그동안 연기생활을 통해 보여준 극
해석능력과 연기자로서의 건실한 이미지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낙점됐다.

"김당선자의 말씨가 워낙 독특합니다.

전라도 사투리와도 다른 것 같고요.

책 신문기사 테잎 등의 자료를 통해 인물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유씨는 DJ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었지만 연극무대 등 문화공간에서의
만남을 통해 김당선자의 문화에 대한 높은 식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너무 비슷하게 그리려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현대정치사의 격랑을 겪어낸 그분의 인생역정과 삶에 대한 깊이, 철학 등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단순한 흉내가 아닌 유인촌이라는 배우가 해석하는 새로운 DJ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유씨는 현재 MBC "전원일기"의 둘째아들, KBS1 "TV조선왕조실록"의
진행자로 출연하면서 중앙대 강의도 맡고 있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