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항일상소 투쟁으로 유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던 수당 이남규
선생의 기념비가 고향인 충청남도 예산군에 세워진다.

수당이남규선생기념사업회 (회장 한만년)는 28일 충남 예산군 대술면
시산리 충령사 옆에 수당 이남규 선생 삼대항일투쟁사적비를 건립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1855년 서울 미동에서 출생한 선생은 기호유림의 대표적 학자인 성재
허전문하에서 수학,1875년 향시인 사마시 양과에, 1882년 정시 문과에
급제해 승정원 권지부정자에 임명됐다.

이후 승정원동부승지 우승지 현조참의 등의 요직을 거쳤으며 김택영
황현 이건창과 함께 구한말 4대 명문장가로 꼽혔다.

수당은 1883년부터 1905년까지 명성황후 시해만행을 규탄하는
"청절왜소", 을사조약 체결에 분개하며 이론과 결전을 주장하는 "청토적소"
등의 상소를 잇따라 올려 항일유림의 상징적 존재로 떠올랐다.

수당은 단발령에 반대해 관직을 사퇴하고 예산에 칩거하던 중 충남
홍산에서 의병을 일으킨 민종식을 숨겨주다 일제에 검거돼 고초를 겪기도
했다.

선생은 1907년 일제의 회유를 거부하다 충남 아산군에서 장남 충구와
함께 살해됐다.

1907년 수당이 왜병에게 붙잡혀 연행될 때 "선비는 죽일 수는 있으되
욕보일 수는 없다 (사가살부가욕)"고 호통친 일화는 많은 유생들의
항일투쟁정신을 고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는 선생의 정신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으며
보훈처는 지난 9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28일 예산에서 열리는 기념비 제막식에는 박상범 국가보훈처장관,
권쾌복 광복회회장, 심대평 충남도지사 등 3백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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