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을 사이버 시대라 부른다.

우리의 현실과 실재는 첨단 하이퍼미디어에 의해 대체되고 있으니 당연한
말이다.

이제 우리의 삶, 그리고 사회와 문화 그 어느 곳도 사이버의 그물망으로
부터 벗어나 있을 수는 없다.

실제로 유통에 있어서도 통신에 의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점차
인터넷에 의한 무역 의존도가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비햐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술 시장도 장차 웹사이트와 같은 사이버 공간을 통해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실 컴퓨터 앞에 앉아 클릭 동작 하나만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의 전시와
작품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에 의한 작품 거래도 적지 않다.

현재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는 갤러리들이 전세계적으로 무려 1천개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밖에 미술관이나 작가 개인의 홈페이지까지 합치면 미술 하나만 봐도
대양과도 같이 엄청난 정보와 바다 한 가운데 있다는 말이 실감된다.

우리나라 미술계에 인터넷 붐이 일어난 것은 기껏해야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94년 뉴욕 필름 아카이브에서의 인터넷의 미술 활용이 생소한 때였으니
말이다.

불과 2~3년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네티즌의 숫자는 그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사이버 갤러리나 사이버 마켓이 생각만큼 널리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으며 또한 그리 활성화돼 있지도 않다.

소위 말하는 네트즌과 홈페이지의 수효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미술 분야에서의 적용은 아직 느린 편에 속한다.

아무래도 미술은 화상 중심인데, 화상은 다른 문자정보에 비해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대체로 인터넷 홈페이지가 구축되는 것은 단순 홍보, 판촉 및 거래,
데이터 열람, 상담 등의 다양한 용도와 목적에서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로서는 다양한 활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구체적인 구매실적이 잘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

특히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20대나 30대의 연령이라는 점도 구매력 부진의
한 원인이 된다.

사실 우리 미술계 홈페이지들이 검색 도구상으로 원하는대로 들어가기가
그리용이하지는 않다.

이런 어려움은 버전이 영어로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와 지속적 관리 및
정보의 갱신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에 기인한다.

이 문제는 우리현실에 비추어 볼 때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현대미술이 활력도 매력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인터넷이라고 하여 호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애당초
무리인지도 모른다.

사실 사이버에 세계에서는 우리 실생활보다 더 많은 자극과 유혹이
넘치고 있다.

미술 사이트가 조금이라도 싫증을 주면 성급한 네티즌의 관심을
붇들어두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이버 월드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 그것의
활용을 소홀히 할 수 는 없는 것 같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웹사이트홀 통해 사이버 전시나 경매를
시도하는 곳이 많아졌다.

아직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컬렉터 입장에서 저렴한 구매
기획도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네티즌이 되는 것을 두려워 말자.개인의 자유 의사가 가장 잘
존중되는 민주적인 세계의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제 미술계 주소록이 상품으로 통하듯이 인터넷 주소록 역시 상품으로
인정되는 날이 속히 올 것이다.

( 선화랑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