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해석의 혁명가"라 불리는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67)가
베를린필하모닉과 함께 연주한 화제의 앨범 "브람스교향곡 전곡 실황녹음"이
텔텍레이블로 나왔다.

3장의 CD로 구성된 이 앨범엔 96년 11월과 올해 4월 사이에 열린 3차례
콘서트에서 연주된 브람스의 교향곡과 관현악 전곡이 들어있다.

"교향곡 1번과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교향곡 2번과 비극적 서곡,
대학축전서곡", "교향곡 3번과 4번"을 CD1장씩에 담았다.

"베토벤교향곡 전집"(92년)과 "브루크너 교향곡3번"(94년) 앨범에서
색다른 연주로 음악계에 충격을 던진 아르농쿠르가 브람스를 어떻게
해석해낼 것인가.

브람스 1백주기를 맞아 텔텍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 앨범은 기획단계부터
음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아르농쿠르가 "브람스 해석"의 동반자로 90년이후 줄곧 주요작업을
함께 한 유럽챔버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전통과 관록의 베를린필하모닉을
선택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혁신주의자 아르농쿠르가 "브람스오케스트라"라 불릴만큼 브람스에 정통한
베를린필하모닉과 어떤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아르농쿠르는 60~70년대 원전악보와 고악기에 충실한
정격연주로 이름을 떨치다 90년대 들어 "같은 작품이라도 악기의 수나 규모,
심지어 연주회 사정에 따라 연주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유명한 주장을
펼치며 규격화된 연주스타일과 음악적 규범을 깨트려 왔다.

아르농쿠르는 브람스연주를 위해 브람스음악의 본질을 좇아 그가 직접
작업한 악보와 19세기 빈과 베를린에서 유행하던 오케스트라의 면면을
세세히 검토했다고 전한다.

아르농쿠르가 이전 정격연주 작업스타일로 돌아가 만들어낸 "브람스앨범"은
그의 독창적이고 비규범적인 해석과 베를린필의 정통성이 자연스럽게 절충된
연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의 그라모폰지 11월호는 이 앨범을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하며
"의례적이고 자기만족에 젖는 연주들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라고 평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