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과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등 4개 종교 복지단체의 현주소를
살피고 상호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종교복지재단의 역할과 기능"이라는 주제로
최근 종로구 견지동 사회복지교양대학에서 마련한 포럼이 바로 그것.

종교복지단체의 정체성을 조명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 포럼에서는 종교포교와 사회복지의 관계성 및 종교계 인적.물적자원의
복지자원화방안, 복지기관의 바람직한 조직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 자리에는 불교측에서 성운스님 (인덕원 이사장, 삼천사주지),
천주교에서 최재선 국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 사무국장),
기독교에서 이순희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간사), 원불교에서
고윤석 관장 (원광장애인복지관) 등이 참석했다.

성운스님은 "21세기 복지사회를 지향하기 위해 정부는 부족한 복지비를
민간차원에서 동원하는 정책을 도입하게 되고 그 대상은 기업과 종교계가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복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교계의
노력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교에서는 개인의 성불이 주된 과제인 까닭에 다른 종교보다
사회복지에 대한 지원이 열악한 편"이라며 "사회복지에 불교단체가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면 포교문제는 물론 지역사회와의 유대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현대화에도 뒤져 낙후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재선국장은 "가톨릭 사회복지활동의 경우 70년대까지는 외국에서
수혜를 받는 입장이었으나 80년대 이후 독자적인 사회복지사업을 펼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면서 "93년부터는 56개국에 구호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국장은 이어 "각 교회당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전문인력을 키우며 국제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희목사는 "기독교는 사회복지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종교"라며
"특히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호사업 실시와 전문적인 사업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21세기는 물질적인 구호보다 공동체성과 정체성 상실로
인한 소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영적이고 정신적인
사회구호적 봉사가 강력히 요청되라라 본다"고 얘기했다.

고윤석관장은 "복지활동은 원불교 교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과업"이라며
"현재 1백45개의 크고 작은 복지시설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북한 및
외국의 난민 및 빈민구호사업과 다른 복지시설 지원에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에 참석한 각 교단 관계자들은 종교복지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종교간 대화의 폭을 더욱 넓히기로 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