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에도 불구, 왕성한 창작활동을 펴고 있는 원로작가 전혁림(82)씨가
21일~11월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734-0458)에서 근작전을 연다.

전씨는 70년대중반 이후 줄곧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단청이나 벽화 민화 보자기 자수 연 노리개 등 한국적 소재와 오방색을
주조로 한 고유의 색깔로 우리민족의 보편적 미의식과 정신을 추상화면에
담아온 그는 평면은 물론 오브제 도자기 목조를 비롯한 입체작업에도
폭넓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출품작은 "둥근창" "궁" "호수" "군무" "달과 목어" 등 대부분 97년작들로
1백호짜리 대작과 소품 등 30여점.

청색과 빨간색 등 강렬한 원색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자연을 기하학적
조형요소로 단순화시킨 작품은 안정감을 주면서도 보는이들을 유토피아의
세계로 안내한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그의 근작들이 "즉흥적 우연적 분할에 의한
구성때문에 생경하고 거친 느낌을 주던 전과 달리 사실적 재현적인
형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고유의 미의식을 오늘의 양식으로
발현해내려는 기본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설명했다.

<백창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