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의 용인술은 어땠을까.

"인재전략"(무한)의 저자 유기영(76)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훌륭한
리더는 "인재가 사업과 조직의 요체"임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중국고전에 나타난 헤드헌터들의 활약상및 인재관리 기법을 현대
기업경영과 접목시킨 것.

군주론과 사장학, 제품론과 인간학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돼 있다.

"춘추전국시대에도 "무한경쟁"과 "인재은행"이 있었어요.

당시 지도자들은 "될성 부른 떡잎"들을 모아 숙식을 제공하고 유사시에는
그들의 재능을 활용했죠"

"식객"이라고 불린 이들이 적재적소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으므로
"인재풀"제도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졌고, 정치.사회뿐만 아니라 경제분야에
까지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이돈이라는 상인은 2천2백년전에 이미 "비즈니스맨풀"을 운영했다고.

그는 "기원전부터 오늘날까지 인력에 대한 평가기준은 경쟁력이었다"며
"지금은 정직 성실 등 기본적인 요소 외에 뛰어난 전략가적 자질이 추가됐다"
고 덧붙였다.

"야무유현(유능한 인재를 민간에 그냥 두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경영자는 사내에 인재가 방치되지 않도록 "밝은 눈"을 가져야 해요"

그는 인재발굴 못지 않게 인재를 키우는 방법도 중요하다며 식목의 명인
곽의의 일화를 소개했다.

대문장가의 정원조경을 맡은 곽의가 나무와 풀을 얼기설기 배치한뒤 "3년간
절대로 손대지 말라"고 강조했는데, 3년후 멋진 정원이 완성되자 "비법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스스로 자라는 수목의 힘을 믿고 맡겨둔 것뿐"이라고
했다는 얘기다.

"부하사원에게 일을 맡긴 뒤에는 자꾸 간섭하거나 창의성을 꺾지 말고
소신있게 해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회사는 곽의가 만든 정원처럼 여러 사원들의 조화로 이뤄지니까요"

그는 또 "전국시대의 7웅과 지금의 G7체제가 너무 닮았다"면서 "패권을
잡은 진나라와 미국의 강대국 논리도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WTO라는 게 별건가요. 힘센 나라가 만든 일방적 규범이지요.

약소국의 대처방안을 전국시대의 "인재 제일주의"에서 배울수 있습니다"

경북 군위 태생인 유씨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임지도위원으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사장 제왕학" "36계 경영학" 등 경영관련서를 냈다.

특히 89~91년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해 인기를 끈 "성공한 사장, 성공한 기업"
은 국내와 중국 낙양국제경제연구소에서 잇따라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