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비단길)를 타고 흐르던 각종 피리의 선율이 한자리에 모인다.

화제의 무대는 11~14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펼쳐지는 "97 세계피리축제".

국립국악원 (원장 한명희)이 96년에 이어 두번째 주최하는 이번
피리축제에는 한국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동서문화의
교통로이던 실크로드 주변 6개국의 전통음악인이 참여한다.

주제는 "비단길을 타고 오는 낭만의 소리, 환상의 소리".

6개국 전통피리의 각양각색 연주를 통해 과거 비단길을 통해 교류된
피리음악의 자취를 살펴보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명희 국악원장은 "상고시대 이래 실크로드 지역에서는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다"며 "비단길을 오가며 얽히고 설킨 각 나라 피리음악 사이의
유사성을 확인할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11~12일 오후 6시, 13일 오후 7시 예악당에서 열린다.

참가국의 연주자들은 매일 다른 2~3곡의 전통음악을 전통의상을 입고
연주한다.

터키의 "네이" "메이", 몽골의 "비쉬그르" "에버부리", 중국의 "골초"
"파이샤오", 카자흐스탄의 "스뷔즈귀", 우즈베키스탄의 "수르나이" 등
각국의 대표적인 취주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독특한 음색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김석출 정재국 김응서 김찬섭 박찬범씨 등 피리명인이
향피리 태평소 단소 대금 퉁소 풀피리 쌍피리 등 한국피리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된다.

11일 오후 3시 예악당 광장에서는 평생동안 국악기를 제작해온 김용남
김현곤 이용성 서남규씨가 피리와 태평소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다.

이어 현장에서 갓 태어난 악기를 가지고 풍물공연을 벌인다.

11~14일 국악박물관에서는 각국의 악기 공예품 그림 다기를 전시하는
민속풍물전이 열리고, 12~13일 오후 2시 강습실에서는 학자와 연주자를
위한 워크숍이 개최된다.

관람권은 국립국악원 1층 안내실에서 무료로 나눠준다.

문의 580-3333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