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아름다운 건 그 시절이 마냥 평온하고 행복하기 때문은 아니다.

소년 (소녀)에서 어른이 되는 시기는 삶의 그 어느 순간보다도 많은
혼란으로 고민하는 때다.

영화 "아름다운 청춘 (원제 All things fair)"은 지날 때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괴롭지만 나중에는 "아름다웠다"고 돌이키게 되는 이 시기에
대한 기록이다.

감독은 잉그마르 베리만 (화니와 알렉산더) 라쎄 할스트롬 (개같은
내 인생)과 함께 스웨덴의 대표적 감독으로 꼽히는 보 비더버그.

"엘비라 마디간" 이후 9년만에 내놓은 작품이자 유작이 바로 "아름다운
청춘"이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이 "엘비라 마디간"의 분위기를 이끌었듯 이
작품에는 헨델의 아리아가 차분하고 고전적인 느낌을 더한다.

96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대상 수상.

배경은 2차대전이 중반을 넘긴 1943년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

남자 고등학생 스틱 (요한 비더버그, 감독의 아들)이 여교사와의 사랑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기둥 줄거리.

친구들과 성에 관한 잡담을 즐기는 치기어린 고등학생 스틱은 여선생
비올라와 미묘한 관계에 빠지고 둘 사이는 점점 대담해진다.

결국 선생의 남편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는 분격하기는 커녕, 스틱에게
자기 애환을 털어놓는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이고 이즈음 2차대전에
참전한 형 울프의 전사통지서가 날아든다.

현실을 깨달은 스틱은 관계를 끝내려 하고 비올라는 이에 대해
유급이라는 제재를 가한다.

스틱과 여교사가 벌이는 대담한 정사는 클래식음악과 차분한 화면이
빚는 고전적인 분위기와 상충돼 더욱 충격을 준다.

여선생과 제자의 관계라는 설정이 우리 정서에 무리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높다.

18일 코아아트홀 개봉.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