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쇼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점잖아졌다.

방송3사가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친다는 이유로 뽑아든 "연예인
복장규제"의 칼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한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삭발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클론의 구준엽은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가발을 쓰고 출연했다.

H.O.T는 "늑대와 양"이라는 노래의 가사와 복장이 문제가 되자 아예
새노래 "행복"을 들고 나왔다.

노래에 맞춰 한결 단정해진 복장으로.

SBS "이홍렬쇼"는 녹화를 마친후 출연자중 한사람이 앞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것을 발견, 다시 촬영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제작현장에서의 마찰은 별로
없다고.

SBS "생방송 인기가요20"을 연출하는 김혁PD는 "출연자들이 알아서
규제사항을 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은 선글라스가 금지되자 빨갛고 노란 선글라스를 쓰고 나오는
등 명시된 규제를 피하면서 "튀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불륜드라마가 버젓이 방영되고 훨씬 야한 광고가 전파를 타는
상황에서 쇼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복장만 문제삼는 것은 진짜 문제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