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반드시 다시 찾아간다는 미국 미술관교육 전문기관의 통계자료를
본적이 있다.

미술품 컬렉터중에도 어렸을 적 부모와 화랑을 다녔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돈이 많다고해서 모두 미술품을 컬렉션 하지는 않는다.

미술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이 없이는 컬렉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뉴욕에서 상영됐던 장 미셀 바스키아 전기영화의 첫장면을 보면
유아기의 미술감상에 대한 경험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를 재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피카소와 바스키아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두편이
상영되었는데 이중 바스키아의 영화가 미술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미국의 유명한 화가 줄리앙 슈나벨이 감독한 영화 "장 미셀 바스키아"의
첫 장면에는 미술관 복도를 따라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소년의
뒷모습이 보이고 곧이어 이들은 피카소의 "게르니카" 그림앞에 멈춰선다.

어머니는 이 그림을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소년은 맑은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본다.

이 소년이 자라서 천재적인 자유구상화가라는 칭호를 받게 된 장 미셀
바스키아이다.

지난주부터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고등학교도 연이어 방학을 맞이했다.

미래의 유명한 화가나 미술애호가가 될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어 이를 소개한다.

"사진예술 160년-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전은 지난 10일부터
9월7일까지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는 사진기술이 발명된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진 160년
역사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전시로 1백21점의 사진작품들이
전시된다.

최근 바젤아트페어,베니스 비엔날레,카셀 도큐멘타 등 국제적인
전시에서도 사진예술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할수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사진이 미술의 한 장르로서 제대로 자리매김이 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사진소장품 1만여점 중 선별 전시되는 이번
작품들은 국내 사진계와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경복궁 맞은편 프랑스문화원 옆에 위치한 갤러리 현대에서는 7월15일~
8월17일 미국 브루클린의 천재 자유구상화가 "장 미셀 바스키아"전이
KBS와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이 전시는 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순회전의 일환으로 작가의
천재성과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38점의 걸작들이 선보인다.

흑인 출신으로 백인 전유의 뉴욕 화단에서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한
바스키아는 17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낙서화가가 됐다.

길거리의 낙서화를 미술관의 예술품으로 격상시켰으며 9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불꽃과도 같은 정열로 많은 걸작들을 남기고 27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그는 자전적 이야기, 흑인영웅, 만화, 해부학, 낙서와 관련된 기호와
상징, 돈, 인종주의, 죽음과 관련된 단어와 구절들을 작품의 소재로 다루고
있다.

또한 미국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가 앤디 워홀과의 공동작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바스키아는 80년에 타임스 광장 전시로 주목을 받은 이후 82년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 83년 휘트니 비엔날레, 84년 뉴욕 현대미술관 전시 등으로
일찍이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았다.

또한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오는 25일~8월27일 열리는 "교과서
미술전"은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한국 근현대 미술품
80여점을 전시하며 책으로만 봐왔던 한국의 명화들을 직접보고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 갤러리 현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