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엔 문화가 국가발전 정도를 판가름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음악과 예술이 없으면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

조남호 서초구청장(59)은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부담없이 문화혜택을
누릴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시절부터 문화예술을 가까이 해야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수
있습니다"

조구청장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청소년교육.

그는 "빠른 템포의 음악만이 범람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고전음악을
들으며 사색하는 여유를 가질 때 정서적으로 풍요로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것이 구내 중고생들을 위한
학교순회공연.

서울아카데미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장 장일남)가 주축이 된 순회공연은
학생들이 현역 음악인들과 만나는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서초 금요음악회"에 7세이하 어린이를 입장시키는 것도 부모의 편의와
교육적 효과를 함께 겨냥한 방침.

"외국에는 공연장마다 상설무대가 있어 언제 가도 음악회나 연극을
감상할수 있습니다.

구민회관 공연이지만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구청장은 외국관광객들까지도 "금요일 서초구민회관에 가면 음악회를
감상할수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 차원의 정기공연이 성공할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의 문화수준과
지역예술인들의 협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문화욕구가 알에서 막 튀어 나오려는 상태였다면 구청이
부리로 톡톡 쳐서 밖으로 나오도록 도와준 셈이죠"

그는 예전엔 "르네상스" 등 고전음악을 감상할수 있는 장소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찾기 힘들다며 구민회관 음악감상실이 주민들의 새로운
문화휴식공간이 되고 있음을 자랑스러워 했다.

조구청장은 또 3백65일 주민과 함께 할수 있는 구립교향악단 창단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