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고미술수집가 신기한(78)씨가 마련한 은석고미술전시관 (274-3151,
서울 종로구 연지동 석빌딩 동관12층)이 개관기념전으로 26일~7월7일
"해외 환수문화재 명품전"을 열고 있다.

전시작은 고려시대 순청자부터 조선시대 청화백자까지 우리 도자사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명품 1백20점.

일본 중국 미국 유럽등 해외로 유출됐던 문화재를 5년여에 걸쳐
되찾아온 것들이다.

특히 "청자상감모란충문장경병"은 청자문화가 최고조에 달했던 13세기께
작품으로 정갈하면서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

목이 길어 학처럼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또 둥근 몸통과
직선형의 목이 절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명품이다.

"분청사기상감어문삼이호" "분청사기선각어문편병" 등 조선시대 전기의
분청사기 명품들과 청화백자 등도 관심을 모은다.

청화백자는 17~19세기에 만들어져 절제미와 양감의 조화가 돋보이는
수작들.

대부분 사옹원 분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청화백자는 도화서
화원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예술성도 뛰어나다.

17세기초에 만들어진 "난국문호"와 좀더 화려한 경지로 접어든 19세기의
"봉록국모란문다각표형병" "장생문병" "모란문사각병" 등도 돋보이는
청화백자들.

또 18세기 백자 달항아리는 모나지 않고 원만한 우리의 민족성을 잘
드러내주는 작품으로 욕심없고 청빈한 옛선비의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90평의 전시공간과 사무실 수장고등을 갖춘 은석고미술전시관은
앞으로 상설전시와 고미술경매및 교환전 등 전시외에 고미술관련 강좌 등을
마련, 사회교육에도 힘쓸 계획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