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전망좋은 방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파티를 열고
담소를 즐긴다.

"사교와 예술공간을 두루 갖춘 신개념의 주택" 대구 범어동 청구빌라는
산 근처에 있어 전망이 좋다.

쾌적한 삶의 1차적인 요건은 갖춘 셈.

실내디자인을 맡은 최시형(애시스 대표)씨는 "앞으로의 주택디자인은 물질적
공간에서 정신적 공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일반적인
빌라가 자재만 비싼 수입품을 쓰며 고급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진정한 문화
생활을 향유할수 있도록 전체 구조를 새롭게 구상했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주택구조에선 집 크기에 상관없이 그림을 걸거나 조각품을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게 사실.

이 프로젝트에선 공간구획상 필요한 파티션을 새롭게 디자인해 곳곳에
미술품을 진열할수 있도록 했다.

거실과 별도로 만든 가족실도 일종의 문화공간.

거실과 일렬로 전망좋은 곳에 배치, 온 가족이 여유있는 시간을 즐길수
있도록 했다.

피아노나 이젤을 놓으면 어울릴만한 장소.

홈바를 겸비한 식당을 현관쪽에 배치, 유리문을 통해 실내정원을 내다볼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거실쪽과 달리 인공적인 전망이 아기자기하다.

주부의 동선을 고려해 출입구에서 부엌이 직접 연결되도록 했다.

현관입구의 홀은 또하나의 특징적 공간.

각방에서 거실을 거치지 않고도 욕실이나 식당으로 갈수 있게끔 통로역할을
한다.

안방엔 좌식의 손님 접대공간을 마련하고 부부침실옆엔 드레스룸과 욕실을
만들었다.

드레스룸과 욕실문을 붙박이 가구처럼 슬라이딩 도어로 처리, 눈에 잘 띄지
않고 깔끔하다.

손님이 많은 파티를 열 경우엔 안방 입구홀 식당 거실 가족실 등을 전부
개방, 각각을 사교장으로 활용할수 있다.

조명을 "TV 볼때" "무드조명이 필요할때" 등 상황별로 나눠 처리, 필요에
따라 적절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한 점도 색다르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