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방송시간 연장에 따라 마련된 오후 4시대는 시청 대상을 잡기가 아주
어중간한 때다.

성인남자는 물론이고 어린이 학생 주부중 누구도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기 어려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청할 확률이 가장 높은 주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밖에 없지만 분위기상 아침시간대와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꾸며야 한다.

SBSTV의 "생방송 4시! 신바람 스튜디오" (월~금 오후 4시10분~5시)는
주부를 대상으로 건강 교양등 각종 생활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양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예능국에서 만드는 만큼 재미도 곁들인다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생방송 4시..."는 개그맨 전영호씨가 담임선생을 맡고 10명의 출연자가
학생으로 나와 수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주 한번 고정으로 등장하는 강사는 황수관 (연세대 교수) 조동춘
(밝은가정협의회 회장) 정태기 (한신대 교수) 정덕희 (명지대 사회교육원
강사)씨 등이다.

매주 새로운 강사도 등장하는데 이번주에는 간박사로 통하는 이종수씨
(독일 본대의대 교수)가 나와 1주일동안 간에 대해 설명했다.

교육과 재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에듀테인먼트 성격의
이 프로그램은 그러나 일반 교양강좌 만큼 깊은 내용도, 버라이어티쇼만한
오락성도 곁들이지 못하고 있다.

강사 한사람에게 주어진 20~30분에 자세한 내용을 다루기 어려울 뿐더러
일반주부를 주대상으로 하는 만큼 전문지식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있다.

딱딱한 프로그램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출연진들은 갖가지 묘안을
짜낸다.

"신바람"이란 구호를 계속 부르게 만들고 학생들에게 우스운 질문도
한다.

그러나 갖가지 해프닝으로 억지 웃음과 자극을 유발하려는 진행방식은
교양프로그램이라는 면에서 어딘지 어색해 보인다.

교양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걸려면 충실한 내용을 담은 강좌에 중점을
두든지 아니면 아예 성격을 바꿔 재미있는 얘기 중심의 주부 대상
오락프로그램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