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 발표되는 각종 환경지표들이 매우
어둡다.

해마다 지구상의 인구는 1억명 정도 증가하는데 반해 동.식물의 종류는
오히려 5만종 가까이 멸종하고 있다.

또 매년 16만평방km의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으며 전 지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남성의 정자가 50년전에 절반으로 줄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따라 환경문제는 더이상 사치스런 동물보호주의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문제를 기업의 마케팅전략 차원에서 접근한 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책은 정헌배 세계경영연구원장이 쓴 "그린시대의 환경마케팅"
(규장각 1만5천원).

"환경마케팅은 인류가 살아 남을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됩니다.

물질적 풍요를 위한 맹목적 경제개발이 생존기반을 옥죄고 있습니다.

환경마케팅은 개발의 주역인 기업도 살고 소비자도 사는 전략이라 할수
있습니다"

그는 환경마케팅을 "환경친화적이며 지속적 발전을 꾀하는 제반
기업활동"으로 짤막하게 정의했다.

이제까지 진행되온 인류의 물질문명을 발전시키되 환경보호가 겸비되는
기업의 전략이 환경마케팅의 핵심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은 인류역사를 거꾸로 돌리자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환경보호 주장은 발전과 동시에 추구돼야 합니다"

저자는 환경마케팅을 현재 일부 국내 기업들이 추진중인 그린마케팅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그린마케팅이 환경친화적 요소를 거론해 기업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면 환경마케팅은 기업활동중 환경파괴 요인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들어 정수기를 선전하는 것은 그린마케팅에 불과하지만 수질오염
유발을 억제하는 기업의 노력은 환경마케팅이란 얘기다.

정원장은 기업의 환경경영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환경경영의의 성공기반은 "근검절약" 등 쉬운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제록스사와 독일의 바커사를 예로들어 설명했다.

제록스사는 다른 복사기업체의 1/10에 못미치는 인건비를 지출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재활용.

이 회사는 고장난 복사기를 수거, 일부 부품을 교체한후 다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석유화학업체인 바커사는 75년부터 쓰레기 방출량 줄이기 운동을
전개했다.

이에따라 94년의 쓰레기 방출량은 75년의 4%에 불과했다고 한다.

저자는 기업들이 환경마케팅을 실천하지 않을 경우 경쟁에서 도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각국이 그린라운드를 속속 채택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유발하는 제품은 수입금지시킬수 있다는게 골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환경마케팅은 기업의 절실한 생존전략입니다"

프랑스 파리 9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프랑스
파리상공회의소 연구원,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