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표를 사는 썩은 정치판.

청소년들이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섰다.

비현실적인 줄거리지만 현실 정치에 식상한 관객들은 "모기처럼 따끔한"
이들의 주장에 공감하며 박수를 보낸다.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모스키토" (볼커 루드비히 작 박광정 연출)는
번안극이지만 "방황하는 청소년"이란 진부한 소재에서 탈피, 청소년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청소년극이라면 정치등 세상돌아가는 일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순수"
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관념.

이 작품은 이런 허구의 "순수" 대신 현실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청소년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다.

"모스키토"는 "지하철 1호선"과 마찬가지로 독일 그립스극단의 원작을
우리실정에 맞게 각색한 작품.

원작에 8세로 되어 있는 모스키토 당원들을 고등학생으로 바꾸고
외국인 문제 등을 축소하는 대신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정치.선거판
풍자위주로 구성했다.

순간순간의 재치있는 대사가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라이브밴드 "노코멘트"의 신나는 록뮤직, 랩을 가미한 노래,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가 어우러져 극전체가 젊고 발랄하다.

소극장이란 특성상 라이브밴드의 위치가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무대장치가 "지하철 1호선"과 너무 비슷해 아쉬움이 남는다.

장면전환시간이 긴 것도 다듬어야 할 부분.

김용만 강신일 설경구 이정은 등 출연.

7월말까지 학전그린소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일 공휴일 오후 4시 7시30분 (월 휴관).

문의 763-8233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