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뛰어난 솜씨를 자랑했던 우리 금속문화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금속유물 특별전"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암미술관이 한국전통정원 개원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5월1~25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 (751-9995)에 이어 6월10일~
8월28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0335-20-1821)에서 열린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속유물 4백여점이 선보일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들은 문화재수집가 김동현씨가 평생동안 수집, 호암미술관측에 선뜻
양도한 유물들.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는 시기의 귀중한 금속유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김씨의 컬렉션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또한 대부분의 수집품들은 지정문화재급에 해당하는 빼어난 예술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중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것만도 10점이 포함돼 있다.

"금동미륵반가상" (국보 118호) "금동신묘명삼존불" (국보 85호)
"청동쌍두령" (국보 104호) "동모" "세형동검" (국보 137-1호)
"청동팔주령" ( " 146호) "나전단화금수문거울" (국보 140호) 등이
국보로 지정된 유물들.

이밖에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보물 643호) "유문칠우" (보물 559호)
"금동투조말안장장식" "금동심엽형행엽" "금동투조용문재갈" (보물
570-2호) 등이 보물로 지정된 유물들이다.

이 가운데 특히 지난 1940년 고구려의 옛땅인 평양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금동미륵반가상" (6세기)은 우리나라 금속유물중 백미로 꼽히는
작품.

수려한 모습의 인체미와 넓적한 장방형의 얼굴, 부리부리한 눈과 꽉다문
입모양이 고구려 무인의 씩씩한 기상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는 수작이다.

통일신라시대 (8~10세기) "나전단화금수문거울"은 경상도지방에서
출토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전공예품.

뒷면의 거울꼭지를 중심으로 이중의 연주문을 돌리고 바깥쪽에 꽃과
나비 사자 구름 새 등 다양한 무늬를 그려넣은 이 작품은 또 자개의 넓은
면에 매우 세밀한 음각문을 넣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호암미술관은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선사유물과 고분금속들에 대한
실측도면, 현미경 및 X선 사진도를 첨부한 도록을 발행, 학술자료로 널리
이용할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