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과 역사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형상화한 한국적인 소재의
작품으로 대상을 받게돼 무엇보다 기쁩니다"

우리민족의 웅혼한 기상이 살아숨쉬는 차전놀이 (무형문화재 제24호)를
앵글에 담아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주최 제16회 대한민국사진 전람회
일반공모부문 대상을 수상한 윤병삼씨(41)는 놀이속에 화합과 단결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다시한번 일깨워 주고자 사진작품의 소재로 택했다고 밝혔다.

윤씨가 문화재와 전통놀이를 소재로한 작품을 촬영해온것은 10여년전부터.

차전놀이의 경우 놀이가 끝난뒤 승패를 떠나 모든사람들이 풍물을
울리면서 신명나게 어울리는 화합의 한판놀이라는 점때문에 특별하게
흥미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창원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경남도민체육대회
식전행사를 촬영한것.

2백50mm 망원렌즈로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이 작품은 단순하게 정리된
배경과 시원스레 펼쳐지는 선의 소용돌이가 시선을 끈다.

"8백여명이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장면은 보기만해도 함께 신명이
나지만 느린 셔터속도를 이용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설명한 그는 싸움이 벌어지기 직전 힘과 단결력을 과시하는 장면에
포인트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한사람의 작가로서 이시대에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전통놀이속에서 그것을 찾아내 카메라에 담았다"는 윤씨는 차전놀이가
우선 우리것이라는 점에서 좋았고 흥과 신명이 절로나 함께 즐기면서
작업도 할수있는 흥미로운 주제였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출신으로 남기섭선생의 문하생으로 사진계에 입문한 윤씨는
현재 마산에서 예림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전람회에서 13번 도전, 5회의 입상을 차지한 끝에 이번에
대상을 차지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