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테너를 아시나요"

독일출신의 젊은 가수 안드레아스 숄(30).

프랑스의 한 클래식전문지에서 "바로크라는 성좌에 뜨고 있는 큰 별"이라
평할 만큼 자연스러운 발성과 따스한 음색으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카운터테너다.

카운터테너란 팔세토(성인남자의 가성)로 여성알토의 음역을 부르는 가수.

영화 "파리넬리"를 통해 널리 알려진 카스트라토와 같은 음역을 노래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카스트라토가 거세라는 신체적 변화를 통해 사춘기전의 음성을
유지한다면 카운터테너는 사춘기 이후 가성을 훈련해 알토의 음역을 노래
한다.

19세기말까지 여성의 출입을 금했던 유럽교회에서 알토파트를 담당한
카운트테너는 20세기 들어 사라지는 듯했으나 바로크음악을 작곡 당시상태로
재현하는 연주가 늘어나면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 출반된 아르모니아 문디 레이블의 앨범 "영국 류트민요집"에서 숄은
투명하고 섬세한 카운트테너 세계의 진수를 들려준다.

이 음반에는 17세기 영국작곡가 존 다우랜드와 토마스 캠피온의 아름다운
사랑노래들과 "왈리 왈리" "내 사랑에게 사과를 주리라" "바바라 앨런"등
유명한 영국민요가 담겨 있다.

안드레아스 마틴의 류트반주에 실려 나오는 숄의 음성은 더없이 깨끗하고
아름답다.

남자의 음색도 여자의 음색도 아닌, 그렇다고 중성적인 소리라고 표현
하기엔 부족한 그의 노래에는 "천사의 노래가 아닐까"라 착각할 정도로
주술적인 매력이 넘쳐난다.

6세때부터 비스바덴성당합창단에서 노래한 숄은 17세까지 소프라노파트를
소화할만큼 넓은 음역을 가졌다.

93년1월 파리그레벤극장에서 데뷔한 이래 11장의 음반을 내놓으며 세계
정상의 카운트테너로 우뚝 섰다.

윌리엄 크리스티, 필립 헤르베게등 바로크음악의 대가들이 가장 탐내는
솔리스트.

국내에는 도미니크 비세,파스칼 베르탱과 함께 녹음한 "스리 카운트테너",
첫 독집앨범 "독일바로크가곡집" 등이 나와 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