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은 아시아의 진주로 불리는 홍콩이 중국 본토에 반환되는 날.

이 거대한 사건을 맞는 중국인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동요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가슴벅차 하며
영욕의 근대사를 되새기고 있는 것.

국내에서 잇따라 개봉될 2편의 영화는 이같은 분위기를 잘 전한다.

중국근대사를 주무른 세 여인을 그린 영화 "송가황조"(4월5일 서울극장.
롯데월드)및 중국과 서구열강의 첫 충돌을 그린 "아편전쟁"(7월초 상영
예정)이 화제의 작품.

이들 영화의 잇따른 수입은 중국에 대한 우리의 관심고조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송가황조"(감독 장완정)는 촬영 2년6개월 동원인원 30만명 후반작업 1년
제작비 68억원의 대작.

홍콩반환을 5년 앞둔 92년 골든하베스트 후지TV 포니캐숀이 97년7월 개봉을
목표로 공동기획했다.

소재는 중국 근대사의 주역 공상희 손문 장개석의 배우자로서 각기 남편에
버금가는 수완을 발휘해 역사의 인물로 자리잡은 송씨 자매들.

미국에서 교육받은 감리교 선교사이자 출판인인 송사리의 딸로 태어난
이들은 각기 "돈 중국 권력"이라는 자기이상에 맞는 남자를 택했다.

애령(양자경)은 상공부장관과 중앙은행총재를 역임한 공상희의 아내로
홍콩을 택하고, 경령(장만옥)은 27살 연상의 아버지친구 손문과 결혼해
중국의 국모로 추앙받는다.

한편 미령(오군매)은 군부의 떠오르는 별 장개석을 만나 대만도피까지
함께 하며 미모와 영어실력(미 웰슬리대 출신)세련된 매너로 일급외교관
노릇을 한다.

작품은 우선 "마지막황제"(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를 연상시키는
방대한 스케일로 눈길을 끈다.

권력투쟁과 여성의 삶.사랑을 자연스럽게 융화시킨 스토리전개, 섬세한
화면도 뛰어나다(장완정감독은 홍콩최고 여성감독중 한사람).

공상희는 속없는 호인, 장개석은 조금 야비한 권력추종자, 손문은 완벽한
애국자로 묘사한 대목은 "어느 한쪽(중국본토)의 눈치를 보지 않았나"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7월 개봉되는 "아편전쟁"(감독)은 중국 정부에서 지원.제작했으며 7월초
중국과 아시아각국 영국에서 동시에 개봉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영상사업단이 수입, 서울 부산 광주등 25개 극장에서
동시상영할 계획이다.

1840~1860년 아편을 중국에 밀수출하려는 영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의
전쟁을 다뤘으며 2월19일 등소평 사망 직후 CCTV BTV등 방송에서 앞다퉈
방영했다.

중국관영 영시제작이 만들고, 이사룡과 소흔이 주역을 맡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