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늘 새 스타일을 찾느라 고민합니다.

아무리 새로운 스타일이라도 입는 사람은 물론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야지요.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제 디자인의 첫째 원칙은 입기 편한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

"매드믹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 박은경씨 (39.천지산업
의류사업부 이사).

그의 옷은 편안하면서도 반항적인 분위기와 풍부한 색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매드믹스 (Madmix)"란 여러 색상과 모티브를 자유롭게 섞는다는 뜻.

실용성과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독일 유학파라는 것과 관련
깊다.

성균관대 의상학과 (80년)와 국제패션디자인연구원 (82년)을 마친 그는
제일모직에서 잠시 근무한 뒤 83년 독일로 떠나 그곳에서 7년동안 그림
패턴 봉제 등을 배웠다.

긴 수련 덕인지 귀국 (89년) 직후부터 여러 컨테스트에 입상하고
유명 컬렉션에 참여하게 됐다.

중앙디자인컨테스트 금상 (89년) 일본 지푸월드디자인컨테스트 입선
(90년) 섬유산업연합회주최 서울신인패션디자이너컬렉션 참가 (91년) 등의
성과를 올린 뒤 93년에는 자기 브랜드 "매드믹스" ((주)기쁜마음)를
만들었다.

브랜드 기본주제는 "Free & Fun".

보기에는 멋있지만 입으면 왠지 불편한 옷이 아닌 편안하고 멋진 옷을
만들고 싶었다.

세련된 색감도 신경쓰는 부분.

밝고 다채로우면서 산만하지 않은 배색은 계속 추구하는 과제다.

정장수트와 가죽점퍼를 함께 입을수 있는 한없는 자유로움이 그가 원하는
방향이다.

96년 9월에는 "매드믹스"를 무역업체 천지산업 (대표 김종성)에 흡수
합병시키고 디자인에만 전념하고 있다.

"알만한 외국브랜드는 다 들어온 마당에 한국패션을 키우는 길은 해외
진출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

이런 이유로 96년 9월부터 2차례 프랑스 파리 프레타포르테전시회
(troisieme etage.트루아지엠 에타주 : 신진들의 부스전시회)에 참가해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영국에서 주문도 받았다.

국제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당분간 파리 등 해외활동에 주력하고 3년쯤
뒤에는 보다 대중적인 서브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