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젊은 춤꾼들이 무용단을 창단하고 실험정신이 가득한 춤무대를
첫 공연으로 마련한다.

13~1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올려지는 미지예
무용단의 "겨울단편"이 바로 그것.

미지예무용단은 최준명 김효진 손미정 김향 등 4명의 이화여대 대학원
89학번 동기생들이 2월초 만든 무용단.

대표인 최준명씨는 "아름다움을 깨달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무용단 이름을 "미.지.예"로 정했다"며 "앞으로 한국 무용을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해 독창적인 무대를 꾸미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신고무대인 "겨울단편"은 눈 바람 얼음 햇살 등 4가지 소재로
엮은 옴니버스무대.

각각 독립적인 네 장면이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는 소설적 구성을
시도한다.

이 작품에서 현대인은 얼음처럼 차가운 파편으로 갈라지고,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을 가슴에 안고 있으며, 앞을 가리는 겨울의 함박눈처럼 미래가
불투명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햇살이 세상을 비추듯 현대인에게도
서로를 감싸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춤의 언어로 형상화한다.

미지예무용단은 이번 무대에서 상황설명식 연출의 배제를 시도한다.

기존 공연들의 스토리텔링식 구성에 반기를 들고 무용수의 몸동작과
이를 비추는 빛과 음악에 모든 것을 맡긴다.

이를 위해 행위예술가 이윰씨에게 미술, 실험적 음악의 탐구자
김태근씨에 음악을 각각 맡겼다.

이들의 무대가 관객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궁금하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