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영화-악몽의 밤" (EBSTV 오후 2시10분)

= 알베르토 카발캉티, 찰스 크리시튼 등 당시 영국영화를 이끌던 일급
감독 4명이 공동 연출한 45년작.

알베르토 카발캉티는 브라질 출신의 무대디자이너이자 감독으로 40년대
스위스와 영국에서 아방가르드풍의 명작들을 만들어낸 명감독.

50년대 브라질로 돌아가 제3 세계 영화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시네마노보"의 토대를 닦았다.

"악몽의 밤"은 4명의 공동 연출작이지만 평론가로부터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영화다.

건축가인 크레이드가 엘리엇 폴리란 사람의 별장개축을 의뢰받으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별장에 초대된 5명의 방문객은 각자 겪은 꿈같은 이야기를 5가지
에피소드로 보여준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 구별하기 힘든 초현실적인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 "명화극장-컬러 퍼플" (KBS1TV 오후 10시)

=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85년작.

천대받던 흑인여성의 인간적 성숙과 독립을 그린 앨리스 워커의
풀퓰리처수상작을 영화화했다.

스필버그 특유의 감상이 엿보이지만 뛰어난 영상미와 탄탄한 구성,
우피 골드버그와 대니 글로버등 흑인연기자들의 열연, 심금을 울리는
흑인영가와 재즈음악 등이 어우러져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아카데미 11개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나 단 한부문도 수상하지 못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는 1909년에서 1947년까지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흑인자매의 파란만장한 삶을 묘사한다.

진홍빛 코스모스가 가득 피어있는 들판에서 두 소녀가 정답게 놀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돼 다시 그 벌판에 선 두 중년여성의 모습으로 끝난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