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TV3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자사프로그램을 비판하고 시청자의
의견을 제시하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뿐아니라 오히려
홍보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YMCA의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모임"은 최근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한계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96년 11월24일부터 97년 1월11일 사이에 방송된 KBS1TV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 (일 오전 7시), MBCTV "TV속의 TV" (토 오전 6시35분), SBSTV
"TV를 말한다" (일 밤 12시50분)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허울뿐이다.

이 보고서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한계로 우선 제작상의 문제를 꼽았다.

구성면에서 당사자인 제작진의 답변을 뺀 채 시청자의 의견 나열,
토론주제에 대한 패널의 의견 제시 (KBS, MBC)에 그치거나 시청자
참여없이 자사아나운서 진행으로만 (SBS) 방송하는 등 지극히 형식적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일반시청자는 물론이고 시청자단체회원 방송평론가 방송학자 등
소수의 시청자마저 보기 어려울 만큼 시청사각지대에 편성하고 그나마
예고도 없이 자주 결방 (SBS)하는 실상은 구색용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프로그램의 개선이나 시정결과에 대한 보고가 흐지부지되고 있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혔다.

또 이 보고서는 KBS가 "여기는 방송현장" 코너에서 "금촌댁네 사람들",
MBC가 "시청자가 뽑은 "96 MBC 프로그램"으로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을 소개한 것 등을 대표적인 홍보사례로 들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 보고서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으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시청자 의견에 대한 후속조치를 제시, 시청자들이 제작진의 시정
의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