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산업화.기계화.정보화되어감에 따라 현대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회색 콘크리트 도시에서 에어컨과 히터 전화 컴퓨터등과 더불어 지낸다.

기업은 현대인의 주생활공간이자 생활의 중심이다.

여러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며 토론하는 공동의 생활터이자 작업공간인
것이다.

그러나 규칙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현대인은 점점 각박해지고 인간성과
인간미를 상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인이 편안히 숨쉴 수 있는 정신적 휴식처의 필요성이 절실
해지고 있다.

기업안팎의 공간을 쾌적하고 즐겁게 디자인하는 일은 그 기업을 방문하는
사람은 물론 기업의 종사자들에게 정신적인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도 일익을 담당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기업의 문화예술공간 구축내지 미술품 설치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산소처럼 현대 도시인에게 필요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에도 기업의 이념과 용도에 적합하게 미술품을 갖추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의료원 강남병원을 비롯, 서울과 수원의 몇몇 대형병원은 상당한
수준의 그림과 조각들을 배치해 환자들로 하여금 병원에 왔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호텔처럼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최근 서울강남에 세워진 포스코빌딩은 건물안팎에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조각품을 적절히 조화시켜 놓음으로써 최첨단 인텔리전트빌딩으로서뿐만
아니라 차원높은 문화적 휴식과 사색의 공간, 나아가 미래지향적 빌딩으로
서울의 명소가 되었다.

기업이나 신축건물의 경우 이처럼 문화적 배려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다른
기업이나 주변 건축물보다 탁월하게 앞서게 된다.

기능과 편리함만을 내세운 기존 건물보다 한단계 높은 정신적 풍요와
창의성을 이용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미국의 체이스맨하탄은행이나 스위스의 노드스턴보험회사, 독일의
도이치방크등은 긴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한 결과 문화기업
으로서의 이미지 확립은 물론 자산증식면에서도 성공한 경우로 꼽힌다.

실제로 체이스맨하탄은행(CMB)이 케미컬은행에 합병되고도 이름을 보존한
것 또한 CMB가 구축해온 "예술을 사랑하는 기업"이미지 때문인 분석되기도
한다.

CMB는 1959년부터 30여년간 꾸준히 수집해 현재 1만5천여점이라는 엄청난
양의 미술품을 소장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CMB는 더욱이 그동안 수장품을 되팔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미국의 어느
미술관보다도 믿을 수 있는 소장처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국내기업의 투자대상은 그동안 주식 혹은 부동산에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한된 국토에서 땅에만 집착하지 말고 무궁무진하고 미래의
문화유산이자 자산이 될 수 있는 미술품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것이야말로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말이다.

< 갤러리 현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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