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년 새해가 밝았다.

나라 전체가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초부터 부동산값은
꿈틀거린다는 소식이다.

미술시장은 부동산시장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면 미술품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고
시중의 자금사정 또한 풀린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미술시장에서는 올 연초를 고비로 3~4년간 계속돼온 불황의 늪을
탈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미술시장이 지난해 하반기이후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그같은 희망을 뒷받침한다.

단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88서울올림픽 이후 이상거품현상을 일으켰던 일부
중견작가들의 작품값은 제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결국 88서울올림픽 이후 미술계에 불어 닥쳤던 유행을 좇아 작품을 구입
했던 수장자중 막차를 탄 사람은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이나 증권과 마찬가지로 미술품 투자에 있어서도 유행이나 바람을
좇아 막차를 타는 것은 금물이다.

경기가 회복돼 미술품 구입이 활성화될수록 소신있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구입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이번주에는 제주도의 자연풍광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중견화가
강요배씨의 "파도"와 나무판작업을 하고 있는 신예작가 남기호씨의 추상화
"무제"가 출품됐다.

<박성희 문화부장>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