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문학인생에서 가장 놀랍고 보람찬 순간입니다.

더 왕성하고 활발하게 정진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제4회 대산문학상 소설부문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이호철씨(64)는
"젊은 사람도 많은데 60대 중반인 내가 상을 받게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기뻐했다.

수상작 "남녘사람 북녘사람"은 4개의 중편을 묶은 연작소설집.

해방직후부터 한국전쟁까지의 남북한 사회상이 담겨있다.

"전쟁이 터진 그해 7월, 19세의 고3학생으로 인민군에 동원됐다가
10월초 국군의 포로가 됐죠.

우여곡절끝에 포로수용소에는 가지 않고 현지에서 풀려났는데 이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이미 알려진 소재나 주제를 다시 돌아보는데
대한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그가 아니면 쓸수 없는 얘기이며, 또 자기만의
세계를 고집스럽게 구축해온 작가의 행보가 넉넉하게 입증되는 작품이다"
라는 평가를 받았다.

"90년대에 들어 사회가 너무 빨리 변해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많다"는
그는 "후배 문인들이 자기들끼리의 그룹이나 유행에 휩쓸리는 것같아
아쉽다"며 "어려운 시절을 힘들게 살아온 선배들과 따뜻한 교감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