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공연기획사 CMI(대표 정명근)가 음반사업에 진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한다.

CMI는 "아름다운 소리"라는 레이블로 10월중순 첫작품 첼리스트 정명화의
"꿈"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의 "그리운 당신"을 낸다.

CMI는 95년 8월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복50주년기념-세계를 빛낸
한국의 음악가들"과 올 8월 "2002년 월드컵유치 기념콘서트",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 등 대형행사를 치러낸 기획사.

지휘자 정명훈 성악가 조수미 홍혜경 신영옥 김영미와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 김영욱 첼리스트 정명화씨 등 웬만해서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음악가들을 불러모아 업계 최고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광복50주년 음악회와 월드컵유치 기념콘서트로 CMI가 받은 기획료는
각1억원.

CMI가 창립된 것은 94년.

92년부터 활동하던 세화예술협회가 모체가 됐다.

정명근사장은 정명화.경화.명훈으로 이뤄진 정트리오가족의 맏이로
기획력과 마케팅능력 모두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초기에 10여명이던 직원도 20여명으로 늘어나 규모면에서 국내기획사중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규모가 커지자 수입의 기복이 심한 기획사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로 변신하기로 하고 고정수입이 보장되는 음반제작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게 됐다는 것이 CMI측의 설명이다.

음반사업은 그 첫번째 아이템인 셈.

기존의 클래식음반시장은 포화상태인 만큼 "대중적인 클래식음반"을
만들기로 방향을 정했다.

CMI의 이같은 방침은 종래 기획만 맡았던 음반이 대성공을 거둔데서
비롯됐다.

각각 35만장과 14만장의 판매고를 올려 우리나라 클래식음반사상 초유의
기록을 올린 조수미의 가곡앨범 "새야새야"(94년.삼성 나이세스 레이블)와
"아리아리랑"(95년.삼성 나이세스 레이블) 그리고 김영미의 자장가모음
"자장자장"(95년.제일기획 오렌지 레이블) 등이 모두 CMI 기획작품이었던
것.

"자장자장"은 발매 2개월만에 5만장이 팔려나간 뒤 현재 판매량이 10만장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음악인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가곡을 부르게해 음악의
문외한들까지도 관심을 갖게 한다"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CMI기획실 박찬영과장은 "정명훈 정경화 정명화 조수미 김영미 김영욱
데이빗 김 김진호 백혜선 안트리오등 우리와 연관된 연주자들의 음반을
차례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CMI는 전속계약상태가 아님에도 이들의 국내공연은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외국 클래식및 팝연주자의 음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첫작품 정명화의 "꿈"과 김영욱의 "그리운 당신"은 "아름다운 소리"의
향후 작업방향을 잘 말해준다.

"꿈"은 "엄마야 누나야" "성불사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 기존 민요나
가곡을 첼로에 맞게 편곡한(이영조) 음악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피아노 정명훈) 등 14곡을 담았다.

"성불사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목탁 범종 풍경소리를 함께 담아 우리
음악팬들의 감성에 깊게 호소할 작정.

"그리운 당신"에는 홍난파 "사랑"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엘가
"사랑의 인사" 슈베르트 "세레나데" 등 국내외의 달콤한 사랑노래 17곡을
모았다.

한편 CMI내부 사업팀인 EMG는 95년 잠실공연을 위해 제작한 의자를 각종
행사장에 대여,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조정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