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간 전략적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다.

공중파방송과 케이블TV는 물론 케이블TV끼리도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방송계에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적과의 동침" 기운은 케이블TV에 이은
위성방송의 실시로 본격적인 다매체다채널시대가 전개되는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방송환경이 급변하자 공중파와 케이블TV 모두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대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를 확보하고자 상호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방송사간의 이같은 제휴는 국내방송 사이에서만 아니라 KBS를 중심으로
국내방송사와 해외방송사간에도 강화되고 있다.

KBS는 위성방송시대에 대비,교육프로그램 제작등은 EBS와 공조체제를 유지
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나섰다.

KBS는 우선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스트(이중화면) 제거기술(GCR)과 한국형
TV자동예약녹화기술(KBPS)을 EBS에 제공하기로 했다.

고스트제거기술은 반사파로 TV화면이 겹쳐보이는 이른바 고스트현상을
없애 선명한 화질을 유지시켜 주는 기술이며, 자동예약녹화기술은 시청자가
4주이내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선택, 녹화기에 입력시키면 원하는
프로그램이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녹화되는 기술이다.

EBS는 15일부터 이 기술을 사용한 화면을 내보내기 시작했으며 KBS도
실험방송을 끝낸뒤 조만간 송출할 계획이다.

KBS는 이에 앞서 교육방송라디오의 스테레오송출 기술을 지원했다.

또 교육방송이 공보처에 신청해놓은 위성방송이 곧 확정될 것에 대비,
긴밀한 정보교환체제를 구축하는 등 협력고리를 튼튼히 하고 있다.

한편 교육전문 케이블TV인 다솜방송(채널26)은 뉴스전문채널인 YTN
(채널 24)과 협력, YTN뉴스를 논술교재로 채택키로 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나섰다.

다송방송은 이를 위해 8월2일부터 시작되는 "논술을 잡아라" 시간에 최근
관심이 집중된 월드컵유치, 한약분쟁, 성폭력등 다양한 내용의 YTN뉴스를
함께 본뒤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는 시간을 마련한다.

음악전문채널인 m.net(채널27)와 지역민방인 대구방송(TBC)은 음악프로그램
인 "최할리의 뮤직쇼"을 공동제작, 6월부터 함께 방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m.net의 인기프로로 95년 10월부터 부산방송(PSB)에서도
방송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대구방송도 가세한 것.

연예전문채널인 HBS(채널 19)도 자체제작한 "토크쇼 세여자"를 부산방송
(PBS)에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방송사간 전략적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대해 김현 현대방송편성
기획부장은 "다매체시대를 맞아 방송에서도 활발한 벤치마킹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경쟁뿐만 아니라 협력을 통해 체질을 강화시키고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차원에서 장차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외국방송사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

KBS는 지난해 일본 NHK와 공동으로 "시인 윤동주"를 제작, 방송한데 이어
현재 일본 NHK, 대만 PTV와 함께 "만화공자전"을 제작중이다.

SBS도 지난 9일 미NBC방송과 양사의 방송협력확대를 위한 재계약을 체결,
프로그램 소프트웨어확보및 방송정보교류강화를 통한 상호공동사업 추진및
방송사업 다각화를 꾀하기로 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